국익과 상관이 없어도, 심지어 국익을 위태롭게 할 지라도
정권 획득만을 목표로 삼는 정파를 용납해서는 안 된다.
국익에 대하여 정당이 책임성을 잃게 되면, 국가는 서서히 망하게 된다.
[서재정 칼럼] 방위비 분담금, 그 이상한 분담
지금 진행되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의 문제는 지위협정을 위배한 특별조치협정을 또다시 위반하면서 주한미군 유지 경비 이외의 비용마저도 한국에 부담시키려고 한다는 점이다. 이미 미군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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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최적화 그리고 부분 최적화라는 말이 있다. 전체 최적화는 상위 시스템의 목적을 하위 시스템도 따르고 있을 때를 말한다. 부분 최적화는 상위 시스템과는 다른 목적을 하위 시스템이 추구할 때이다.
이를테면 어떤 회사가 더 높은 수준의 고객 서비스를 목표로 삼았다고 치자. 그 회사의 기획부서는 높은 수준의 고객 서비스를 위한 분기별 계획을 수립하려 한다. 이것은 전체 최적화다. 그런데 그 회사의 회계부서는 비용 절감이라는 목표를 위해 서비스 관련 비용을 삭감하려고 한다. 이것은 부분 최적화다.
부분 최적화가 이루어지면 조직은 서서히 병들어 가게 된다. 갈등과 혼란이 생기고, 의사소통 체계는 작동하지 않는다. 그 무엇보다 목표를 달성할 수 없으며, 결국에는 목표를 세워야 소용없는 무기력한 상황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이제 국가를 생각해 보자. 국가의 목표가 무엇인지는 헌법에 나와 있다. 그런데 너무 복잡해지니 그냥 국익이 목표라고 하자. 그 국가를 움직이는 주요한 정치세력이 있다. 정당이다. 정당 역시 목표는 국익이어야 한다. 그래야 전체 최적화가 되는 것이다. 물론 각자의 이념에 따라 서로 다른 방식을 제시하겠지만 말이다.
그런데 종종 정당들은 정권을 잡고 유지하는 것을 절대적인 목표로 삼곤 한다. 그것을 이루는 방법이 국익과 상관이 없어도, 심지어 국익을 위태롭게 할 지라도 정권 획득만을 목표로 삼는다. 전형적인 부분 최적화다.
종종 이러한 유혹에 빠지게 될 것이다. 경쟁자에게 치명상을 가하거나, 내가 치명상을 입지 않기 위해 국익을 무시한 목표라고 추구하고 싶어 질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책임 있는 정당이다. 정당이 책임성을 잃게 되면, 그렇게 국가는 서서히 망해가게 되어 있다.
앞뒤 따질 것 없이 미군 감축을 막는 것이 정권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하에 다급하게 이루어진 특별조치협정은 30년 후 무리한 방위비 분담금의 빌미가 되고 말았다. 당시 정권안보에는 도움이 되었을지언정, 지금 우리의 국익에 그리고 안보에 심각한 불안 요소가 된 것이다.
다행히 조금씩 우리 국민들은 정당들의 책임성을 어느 정도 알아볼 수 있는 안목을 길러 왔다는 것이 나의 가설이다. 나의 가설이 틀리지 않기를 바란다. 그래야 조만간 다가올 가능성이 높은 고난의 시절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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