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의 관계가 이 정도로 나빠질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오사카 시내를 뒤덮었던 한국인들
서울 시내를 뒤덮었던 일제차들
아득한 옛일 같지만 불과 1년 전 일이다.
어쨌든
2D 애니메이션의 본고장은 일본이다.

솔직히 신카이 마코토의 애니메이션 중에서
'너의 이름은'을 제외하고는 재미있는 것이 없었다.
그러나 그림의 섬세함, 창의적인 구도
애니메이션에 문외함임에도 깜짝깜짝 놀란다.

신카이 마코토는 물을 좋아하나보다.
'언어의 정원'과 마찬가지로 '날씨의 아이'도 장마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너의 이름은'에서도 물은 중요한 배경이었다)
언어의 정원이 지극히 사실적인 내용이라면
날씨의 아이는 판타지물이라는 차이가 있지만...

날씨를 맑게 만들어주는,
맑은 날을 위해 희생 제물이 되어야 하는 아이 히나
그를 보낼 수 없어서, 그래서 영영 내리는 비에 도쿄를 물바다로 만들고 만든 아이 호다카
어린아이들 사랑놀이의 대가 치고는 너무 큰 것이 아닌가 마음이 무거웠다.
그러나 도쿄는 원래 바다였다는 말로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다.
극 중의 인물들도, 그리고 나도...

우리는 자유롭기를 바라지만 도저히 그렇게 되지 않는다.
역대 최장 장마로 집에 갇히게 된 우리의 처지처럼.
그토록 자연으로부터 해방되어 자유롭고자 하였지만
여전히 쉽지는 않다.
자유를 얻는 가장 손쉬운, 그러나 가장 현명한 방법은
저항할 수 없는 것을 이기려 하지 않고
얻을 수 없는 바라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자유를 위한 작전상 후퇴인 것이다.
조금만 참으면 장마는 끝이 난다.
날씨의 아이에서처럼 3년 동안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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