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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성의역사 제2권

by ccschool 2019. 6. 11.

푸코는 권력, 지식에 관한 문제를 다루었다. 그러나 그는 주체에 대한 문제에 관심을 옮기고 있다. 개인은 자기와의 관계를 통해 스스로를 주체로 세우고 주체로 인식하게 되는데, 이 같은 자기와의 관계가 어떤 형태와 양태들을 취하는지 탐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존재가 그것을 통해 역사적으로 스스로를 정립해 가는 진실의 작용, 스스로를 경험으로서, 다시 말해 사고될 수 있고 사고되어야만 하는 것으로서 정립해 나가게 되는 진위의 작용에 대한 분석이다.

 

이 분석을 함에 있어서 성이라는 주제는 상당히 적합한 주제인 것으로 보인다. 어떤 동물이라도 자연적 본능에 의하여 행하고 취하는 성과 쾌락을 인간은 어떻게 도덕적 문제로 인식하고 그에 대한 양식과 규범을 제공하고 있는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인간 존재가 어떤 식의 문제 설정을 통해 스스로를 사유될 수 있고 사유되어야만 하는 대상으로 내주게 되는지를, 그리고 그 같은 문제설정의 출발점이 되는 실천들을 분석하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성에 대하여 말하는 푸코의 의도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그는 도덕을 윤리와 규칙 또는 윤리 지향성 도덕과 규약 지향성 도덕으로 나눈다. 기독교 이후는 후자의 것에 집중되어 있다. 하지만 고대 그리스는 준수하거나 위반하는 규칙이 중요한 것이 아니며, 자신의 삶에 양식을 제공하고 그것을 준수함으로써 삶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미학적 관점이 두드러졌다. 지금 우리가 유대-기독교 전통이라고 싸잡아 말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음을 말하는 것이다.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이 책은 다른 것들에 비하여 덜 적대적인 느낌이 든다. 결론 부분에 몇 가지 언급에 눈이 간다. “연애술은 육체나 결혼의 시간 개념과는 매우 다른 시간 개념과 연결되어 있다. 그것은 숙명적으로 곧 종말에 이르게 되는 덧없는 시간의 체험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 대한 지배력과 파트너에게 품는 참다운 사랑 속에서 그가 어떻게 상대방의 자유에 길을 내어줄 수 있는가를 아는 것이다.” “삶의 미학을, 그리고 권력 게임으로 이해된 자유의 사려 깊은 기술을 완성시키는 방법이었다.” 권력으로부터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이 그것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한 내적 혁명의 모티브를 제공한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이후의 독서를 통해 검증해 볼 문제이다.

 

푸코는 철학적 훈련과 관련하여 자신의 역사를 사고하는 작업을 통해 사고가 어느 정도나 무언중의 생각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으며, 얼마만큼 다르게 사고할 수 있는지를 아는 것이라고 말한다. 더 말할 필요도 없이 이 책은 우리에게 이러한 훈련의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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