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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막말, 그리고 이중사고

by ccschool 2019. 6. 12.
알면서도 모르는 것, 완전한 진실을 의식하면서도 꾸민 거짓말을 조심스럽게 늘어 놓는 것, 철회된 두 개의 견해를 동시에 갖는 것, 모순되는 줄 알면서 모두를 믿는 것, 논리를 사용하여 논리에 대항하는 것, 도덕을 거부하면서도 동시에 주장하는 것, 민주주의는 불가능하다고 믿으면서 당이 민주주의 수호자라고 믿는 것

 

조지 오웰의 1984에 나오는 이중사고에 대한 설명이다.

 

배경이 된 가상의 국가 오세아니아는 대중 심리조작, 감시에 기반한 전체주의 사회이다.

 

이 나라가 사용하는 대중 심리조작 기법은 이중사고라고 불린다.

 

이중사고는 서로 완전히 모순된 것을 말하고 생각하도록 강요한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속이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잠시 속이는 것만으로는 대중을 완전히 동원할 수 없다.

 

모순된 것을 뻔뻔하게 말하고 모순이 모순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도록 완전히 무뎌지게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이중사고의 기법은 대부분의 정치에서 활용되고 있다.

 

다양한 분석이 있겠지만, 나는 최근 막말논쟁의 본질도 여기에 있지 않나 의심한다.

 

욕을 먹더라도, 금기를 건드리더라도, 논리적으로 비판을 받더라도  일단 대 놓고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꾸 듣다보면, 말하다보면 익숙해지고 무뎌진다.

 

완전히 무뎌져야 적절한 순간 권력자는 손쉽게 국민을 동원할 수 있다.

 

 

최근 정치인들이 이러한 효과를 의식적으로 노리고서 행동을 한다고 보지는 않는다.

 

오히려 대중정치인의 본능이 작용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나 이유가 어찌 되었건 결과는 마찬가지이다.

 

전부는 아닐지라도, 상당수의 사람들은 모순을 파악하는 논리적 판단력이 무뎌져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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